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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축된 서늘함     Condensed Minds are Bone-Chilling

김송리_노한솔_윤예제_이연정_최하영_황혜민展

2019.07.11. - 2019.07.17

주최 / 예문공(A.C.S.) curatorsalon.com

기획 / 정필주_배병욱

한전아트센터 갤러리

KEPCO ARTCENTER GALLERY

    누구나 풍경 속 '순간'의 주인공이 되어 인증샷을 찍고, 어지간한 유명세를 얻은 공간이라면, 셀피, 셀카의 정답이 존재하는 포토존의 시대, 눈을 마주칠 누군가를 찾는 대신 익명의 '좋아요'를 쫓다 허공에서 사그라들기를 반복하는 소통의 신호들.  

   

   설령, 수천, 수만의 '좋아요'가 지피는 열광의 용광로에 도달한다하더라도 그 열광의 아지랑이는 바짝 말라비틀어진 사막의 신기루처럼 소통의 수신자와 발신자, 우리를 오해의 사막 속에 가두어 영원히 헤매게 한다. 소통하고자 하는 상대방을 먼저 바라보는 대신 스스로 수많은 익명의 시선들을 갈구하는 시대, 포토존에 선다는 것은 그 모든 것을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지속가능한 예술창작 환경을 고민하는 문화예술기획단체 '예문공'이 주최, 주관하는 한국 현대미술 작가전 『응축된 서늘함』은 지난 1년 동안 예문공의 기획자들이 한국 현대미술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현대미술 작가들 중 블랙홀과 같은 포토존의 스포트라이트에서 벗어나 있는 존재들을 여전히 바라보고자 하는 이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자신을 포토존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고 남들이 바라봐 줄 수 없는 공간들은 차례차례 사회적 기억 속에서 소거되어 가는 시대에, 그 누구보다도 서늘한 시선으로 이들이 보아온 존재의 증거는 다시 소통의 무대로 향하는 초대장이 된다. 그들이 바라본 것을 바라본다는 것은 시선의 궤적을 마주하는 행위의 증명. 풍경에서 인물, 혹은 상상 속의 공간이나 동물에 이르는 다양한 대상을 자신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표현하고 있는 6명의 작가들을 지금부터 만나보자.

피안의 세계의 장엄한 풍경을 깊고 어두운 파란색의 장막 너머로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김송리의 'A Place of Sublimity'나 들불과 같이 피어나고 지는 갈대는 물론 물때에 따라 섬 자체가 사라지기도 하는 습지의 생명을 표현하고 있는 윤예제의 '열섬 Heat Island' 시리즈들은 수많은 '지금 여기'와 '이 순간'을 쉼 없이 기록하기를 요구하는 소셜 크리에이터의 시대에 바라본다는 행위가 갖는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주변 인물의 동작이나 행동은 물론 그와의 관계성까지 하나의 초상 속에 담고자 하는 이연정의 'Portrait' 시리즈나, 의인화된 돼지들의 군상을 통해 인간사회의 면면을 그려내고 있는 최하영의 '돼지' 시리즈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마저 '팔로잉'과 '태그'를 통해서 증명되는 SNS 시대에 사회적 동물인 인간들이 맺는 관계성의 '차원'이 가질 수 있는 원초적인 감각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분명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장소들임에도 불구하고 동시에 너무나 이질적이며 생경한 곳들로 우리들을 안내하는 황혜민의 유화 작품들과 노한솔의 동양화 작품들은 현실로부터 유리된 상상과 환상의 공간을 단순히 그려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삶의 현실 그 자체로부터 소외되고 유리되어가고 있는 우리세대 청년들이 세대와 세대를 거치면서 어긋난 우리 사회의 삶의 공간들을 바라보는 방식을 돌이켜 볼 수 있게 한다.

 

정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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