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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uble Hwang

Gong

unity VR

2018

   우리는 이질적인 힘과 흐름이 부딪히고 충돌하며 섞이기도 하는 끝없는 동시대 세계 속에 살고 있다. 명료하고 반복적이며 규칙적인 커다란 구조 내에는 모호하고 불규칙적인 것들이 공존하며 이는 매시간 새로운 순간과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 현상은 익숙하지만 매우 이질적이기도 하며 명확하지 않지만 답답한 압박을 준다. 이는 ‘모든 것을 공空의 상태로 만들어 버리고 싶다’라는 충동까지 만들어낸다.

   제작된 맵은 다소 반복적이며 기초적인 형태의 도형인 입방체로 구조물을 구성하였다. 건너편이 보이지 않는 고요한 호수 중앙에, 고립된 곳처럼 구성되어있다. 단단하고 거대한 신전과도 같은 각진 건축구조물 공간은 반투명의 재질로 중첩된 채 배치되어 있다. 재질의 특성과 구성에 의해 겹치는 부분은 진하게 보이며 겹치지 않은 부분은 연하게 보이는 칸이 발생됨에 따라 시각적으로 실재하는 박스의 수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를 띄게 된다.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일종의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수단이며 비현실적 공간에 왔음을 더욱더 실감하게 하는 장치이다. 중력과 장소를 무시하며 불규칙하게 나열되어있는 색이 입혀진 큐브는 글의 도입에서 언급한 모호하고 불규칙한 것들을 상징화한 것이다.

   플레이어는 컨트롤러의 트리거를 이용해 오브제를 발사할 수 있게 되는데 이 오브제는 거대한 선(line) 형태를 지니고 있다. 물에 떠다니며 구조물을 하나둘씩 파괴시키기도 하고, 플레이어를 더욱더 좁고 답답한 고립의 상태로 만들기도 하는 오브제들은 서로 뒤엉켜 플레이어를 가두게 된다. 이와 동시에 오브제를 통해 파괴된 큐브 구조물에선 저음역대와 중음역대, 고음역대를 지닌 다양한 소리(sound)가 발생한다. 이러한 소리는 다양한 악기들이 모여 하나의 악보를 연주하게 되는 오케스트라 연주와도 같다. 각각의 소리들은 플레이 후반부로 갈수록 어떤 음역대의 소리인지 파악하기 힘들다. 효과음들은 정도로 켜켜이 쌓여 하나의 거대한 소리를 낸다. 이러한 청각적 효과는 레이어가 겹쳐져 보이는 반투명의 구조 공간의 시각적인 효과와 동일하나, 시각적인 구조물은 플레이 마지막에 모두 사라지고, 청각적 효과는 마지막까지 남아있다는 점에서 대립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이러한 제거와 중첩, 고립의 시스템으로 진행되는 <Gong>은 플레이어에게 가상현실세계 안에서 현실세계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감각의 충돌’을 경험하게 한다.

   결과적으로는 관객에 의해 이미지적인 구성과 연주가 완성된다. 유일하게 관객이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인 랜드마크는 작가가 관객들에게 결론적으로 제시하는 유일한 언어이다. 아무리 제거하려 해도 제거되지 않는, 회전운동을 하는 맵의 랜드마크는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 플레이어가 서있는 지점의 근처에 있는데, 이것의 높이는 하늘까지 닿아 있다. 이것은 상상의 동물을 형상화 한 것이며, 작품 내에서는 신화적 존재이다. 게임의 마지막까지 잔존하는 이 절대적인 존재는 이곳이 유토피아 그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Gong>은 비록 Double Hwang에 의해 구성된 거대한 공간이지만 매시간 관객에 의해 새로운 순간과 장면을 만들어내고, 작품의 마지막 순간에 모든 상황과 상태가 공(空, zero)로 되돌아간다. 이는 작가의 의도와 부합한 지점이다. 작업의 플레이 과정이 제각기 다르든 간에 마지막 순간은 작가가 의도한 상태로 돌아간다. <Gong>이 동시대적이고 거대한 구조에 대한 이야기이던, 개인적이고 요소에 대한 이야기이든 간에 관객으로 하여금, ‘이야기’라는 것의 진정한 의미와 본질을 고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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